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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1일 일요일

라그랑지 포인트 L2

http://commons.wikimedia.org/w/thumb.php?f=Lagrange%20points2.svg&width=2000px


L2위치는 고등학교 물리로 간단히 계산할 수 있단다. 근데 왜 난 간단히 계산이 안될까? 고등학교를 제대로 안나온건 아닌데...

아래 그림을 보고 간단히(?) 계산해보자!!!!


그림에서 x가 L2 위치이고 다음 2가지 조건을 고려하면 된단다.

1) x가 받는 총중력(구심력)은 뛰쳐나가려는 힘(원심력)과 같다.
2) x의 공전주기는 E의 S에 대한 공전주기와 같다.


위의 두식에서 회전각속도   가 같으므로(공전주기 같다는 2번째 조건) 두식은 다음과 같이 변형된다.


문제는 여기까지가 한계라는 것....

댓글들을 참조하여, M은 M끼리 R은 R끼리 정리하면,

식을 간단히 하기 위해
를 이용한다.



여기서 문제는 빼는 항에 t가 분모에도 있다는 것이다.

더하는 항에 t3까지 있고 t<< 1이므로 빼주는 항에 대한 t3까지 근사식을 구한다. 즉, (1+t)-2의 일차 근사식을 구한다. (테일러 전개 이용)

따라서,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것은 r이므로




물리학의 표준모형

뉴턴이 위대한 과학자로 추앙 받는 이유는 그가 보편적인 중력법칙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중력법칙에는 만유인력의 법칙(universal law of gravitati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질량이 있는 두 물체 사이에는 만유인력이 있는데, 이는 각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만유인력의 내용을 다들 한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뭐가 그리 대단할까 싶기도 하지만 ‘과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던 17세기에는 사정이 달랐다.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작용하는 것과 똑같은 힘이 지상의 모든 물체에도 작용하며 더 나아가 우주의 삼라만상이 모두 같은 힘의 지배를 받는다니, 보통 사람으로서는 쉽게 생각하기 어렵다.

 

 

 

과학자들은 비교적 단순하다. 자연현상은 복잡해도 그 내면의 근본원리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자면 두루두루 적용되는 보편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과학자들은 한두 가지의 보편적인 원리로 수많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쩌면 그것이 과학을 하는 최고의 보람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관찰하는 모든 현상들마다 제각각 적용되는 작동원리를 과학자들이 보편법칙이라고 내놓는다면 무척 실망스러울 것이다. 보편성을 추구하는 과학자들의 열망은 일종의 본능이다. 아인슈타인 역시 이 본능에 가장 충실했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말년의 그는 통합이론(대통일이론)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까지 알려져 있던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안타깝게도 아인슈타인의 노력은 실패했지만 보편적 진리를 추구했던 그의 열정과 노력은 후대의 과학자들에게 면면히 이어졌다.

 

 

지금까지 인간이 알고 있는 자연계의 힘은 네 가지이다.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이 그들이다. 현대적인 이론에서는 이 네 가지 힘에는 각각의 힘을 매개하는 입자가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중력자(중력), 광자(전자기력), W 및 Z(약력), 접착자(강력)가 그들이다. 한편 자연계에는 힘을 매개하는 입자 외에 물질을 구성하는 구성입자들이 있다. 전자나 양성자 등이 이에 속한다. 중력은 질량이 있는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다. 즉, 물체가 지구로 떨어지게 만드는 가장 친숙한 힘이다. 뉴턴이 중력을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정식화했고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으로 현대화했다. 전자기력은 전기력과 자기력을 함께 일컫는다. 전자기력은 고대부터 알려져 있었다. 전기력과 자기력이 하나의 힘이라는 사실은 패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가 전자기유도현상을 발견함으로써 확실해졌다. 전자기력은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에 이르러 그의 유명한 방정식으로 총정리 되었다. 약력과 강력은 원자핵을 발견한 뒤 그 성질들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힘이다.


 

 

약력(약한 핵력, 혹은 약한 상호작용)을 발견하게 된 계기는 베타붕괴라 는 현상 덕분이었다. 베타붕괴는 중성자가 전자를 방출하면서 양성자로 바뀌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무엇인가 전에는 알지 못하던 힘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 힘을 연구해보니 이 힘은 중력보다는 강하지만, 전자기력보다는 약했다. 그래서 약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중성자가 붕괴할 때는 아주 이상한 현상이 생긴다. 원래 중성자가 가졌던 에너지와 베타 붕괴 이후에 전자와 양성자가 가지는 에너지가 서로 다르다. 즉,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 보존법칙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은 볼프강 파울리이다. 볼프강 파울리는 질량이 거의 없고 전기적으로 중성인 입자가 이 반응에 참가하여 에너지를 가지고 달아난다면 에너지 보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기적으로 중성이면서 매우 가벼운 이 입자를 중성미자(neutrino)라고 한다. 중성미자는 약력에만 관여하는 입자이다.

 

 

강 력(강한 핵력, 혹은 강한 상호작용)을 발견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수소 이외의 원자핵은 두 개 이상의 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 양성자는 모두 전기적으로 양성이라 양성자가 여럿 모여 있으면 전기적인 반발력이 대단할 것으로 쉽게 예상된다. 따라서 전자기력보다는 훨씬 강한 힘으로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묶어줄 힘이 필요하다. 전자기력은 약력이나 중력 보다 센 힘이니, 전자기력 보다 강한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강력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일본인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 1907~1981)는 양성자나 중성자들이 중간자(meson)라는 새로운 입자들을 교환하면서 강력을 형성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예언대로 파이온(pion)이라는 중간자가 1947년 발견되었다. 즉, 강력은 새로운 힘이고, 전자기력 보다 강한 힘이며, 중간자가 관여하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중성자와 양성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다는 의미에서의 기본 소립자는 아니다. 이후 양성자나 중성자가 쿼크(quark)라는 더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졌다는 증거들이 발견되었다. 쿼크는 머리 겔만(Murray Gell-Mann)과 츠바이히(George Zweig)가 1963년 독립적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쿼크 셋이 적당히 잘 모이면 양성자나 중성자가 된다. 또한 강력에 관여하는 중간자도 쿼크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양성자나 중성자, 중간자는 모두 강력과 관계가 있다.

 

더 연구를 진행해 본 결과 쿼크는 강력을 느끼는 최소 입자 단위이고, 쿼크와 쿼크는 접착자(gluon)라고 불리는 강력의 매개체를 주고받으며 강하게 결합해서 양성자나 중간자를 만든다는 것이 알려졌다. 쿼크는 총 6종이 있다고 밝혀졌다. 6종류의 쿼크는 2가지씩 짝을 이룬다. 그 이름은 업(Up)/다운(Down), 참(Charm)/스트레인지(Strange), 톱(Top)/보텀(Bottom)이다.

 

 

양성자, 중성자가 강력으로 뭉쳐져서 원자핵을 만든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하였다. 그러면 전자들도 뭉쳐질 수 있을까? 강력은 전자기력보다 강하므로 전자들 사이에도 강력이 작용할 수 있다면 전자들도 여러 개 뭉쳐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전자는 강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자와 중성미자는 약력에는 반응을 하는데, 강력은 느끼지 못한다. 이런 입자들을 경입자라 고 한다. 경입자는 강력을 느끼는 쿼크와는 전혀 종류가 다른 입자인 셈이다. 경입자도 총 6종이 발견되었다. 처음에 발견된 중성미자는 약력과 반응할 때 전자와 관련되기 때문에 전자형 중성미자라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뮤온(muon)이라는 경입자에는 뮤온형 중성미자가 있고, 타우온(tauon)이라는 경입자에는 타우온형 중성미자라는 것이 있다. 전자와 뮤온 혹은 타우온은 질량만 다를 뿐 그 외 모든 물리적 성질은 똑같다. 말하자면 전자의 형제뻘 되는 입자들이다. 그 각각의 짝을 이루는 중성미자들도 서로 형제뻘이다. 약력은 W, Z로 불리는 입자들이 매개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자연계의 소립자는 크게 힘을 매개하는 입자와 물질을 구성하는 구성입자로 나뉜다. 구성입자는 다시 강력을 느끼는 쿼크와 강력을 느끼지 못하는 경입자로 구분된다.

 

 

자 연에는 왜 네 개나 되는 힘이 존재하는 것일까? 초등학생이 던질 법한 이 질문에 아직 우리는 만족할만한 답이 없다. 아마 이 질문은 21세기에도 과학의 최대 난제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자연의 근본이치를 묻는 사람들이라면 응당 네 개의 힘이 별개로 존재한다기보다 하나의 통합된 힘이 네 개로 갈라졌다는 스토리를 더 좋아할 것이다. 그것은 곧 과학자들의 마음이기도 하다. 통합을 향한 큰 진전이 이뤄진 것은 1960년대였다. 미국의 셸던 글래쇼(Sheldon Glashow)와 파키스탄의 압두스 살람(Abdus Salam), 미국의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가 그 주역들이었다. 이들의 이름을 딴 GSW 모형은 약한 핵력과 전자기력을 성공적으로 통합했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이론이 강력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미국 듀크 대학 교수인 한무영 박사가 지난 2008년 노벨상 수상자인 난부 요이치로와 함께 이 과정에서 크게 기여했다.

 

 

약력과 전자기력, 그리고 강력에 대한 이런 이론들을 한데 모아 사람들은 표준모형이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표준모형은 강력을 느끼지 못하는 세 쌍의 경입자들과 강력도 함께 느끼는 세 쌍의 쿼크들, 그리고 세 가지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에 관한 이론이다. 지난 40여 년 동안 표준모형은 다양한 실험적 검증을 통해 가장 믿을 만한 이론적 체계로서 아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상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라는 인류 태고의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이 바로 표준모형이다. 그러나 표준모형에서 가장 중요한 입자가 아직 실험적으로 발견되지 않고 있어 많은 과학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그것은 바로 힉스(Higgs) 입자이다. 힉스는 표준모형의 가장 핵심적인 연결고리이기 때문에 힉스가 없으면 표준모형은 한마디로 ‘대략 난감’의 상태에 빠진다. 그 난감한 상황이란 무엇일까? 왜 힉스가 꼭 있어야만 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자연의 뒷면에 감춰진 놀라운 비밀과 경이로운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지식iN

 

 

 

  출처: http://navercast.naver.com/science/physics/120



특수 상대성 이론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는 1632년에 「두 체계에 관한 대화」라는 책을 출판했다. 코페르니쿠스의 태양 중심 천문체계와 프톨레마이오스의 지구 중심 천문체계를 비교한 이 책에서 갈릴레이는 밖을 볼 수 없는 갑판 아래의 방에서는 어떤 실험을 하더라도 배가 움직이고 있는지 서 있는지를 알아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것은 서 있는 상태와 같은 속도로 달리는 상태는 물리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우주 공간에 나만 남고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다면 내가 서 있는지 달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서 있다거나 달린다는 것은 상대방과의 거리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상대적인 개념일 뿐이기 때문이다.

 

 

물리 법칙은 물리량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따라서 물리 법칙이 있기 위해서는 물리량이 있어야 한다. 물리량은 측정된 양이다. 물리학이 수학과 다른 것은 수학은 정의된 양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물리량은 측정된 양(측정 가능한 양)들 사이의 관계를 다룬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양이 물리량이 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측정 방법이 제시된 양이어야 한다. 두 가지 다른 상태가 물리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은 두 상태에서 측정한 물리량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물리법칙이 같다는 뜻이다. 따라서 물리량들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는 어떤 실험을 해도 정지해 있는지 달리고 있는지를 알 수 없다.

 

이런 원리를 우리는 상대성 원리라고 한다. 빠르게 달리고 있는 지구 위에서 우리가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상대성 원리 때문이다. 이러한 상대성 원리를 바탕으로 뉴턴역학의 기본이 되는 갈릴레이 상대론이 성립되었다. 갈릴레이의 상대론에서는 정지해 있으면서 측정한 물리법칙과 달리면서 측정한 물리법칙이 같을 뿐만 아니라 물리량도 같아야 한다고 했다. 갈릴레이 상대론에 의하면 측정하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양은 속도뿐이어야 한다. 달리고 있는 자동차에서 측정한 기차의 속도와 서 있는 사람이 측정한 기차의 속도가 다르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속도가 측정하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속도는 상대방과의 거리의 변화를 나타내는 양이기 때문이다. 갈릴레이 상대론은 우리가 일상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을 물리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던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사업을 위해 이탈리아로 이사해 살고 있던 부모님을 찾아갔다. 부모님들은 아인슈타인을 설득해 스위스의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에 진학하도록 했다. 아인슈타인은 수학이나 물리학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기도 했지만 모범적인 학생은 아니었다. 후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수학적으로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민코프스키 교수는 그에게 게으른 강아지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교수들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아인슈타인은 대학원 진학에 필요한 추천서를 받지 못해 대학원에 진학하지 못하고 베른에 있는 특허 사무소에 취직했다.

 


아인슈타인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 미국의 마이컬슨(Albert Abraham Michelson, 1852~1931)과 몰리(Edward Williams Morley, 1838~1923)는 정밀한 측정을 통해 빛의 속도가 지구의 공전 속도의 영향을 받지 않고 항상 일정한 값을 가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완성하기 전에 마이컬슨과 몰리의 실험 결과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 아인슈타인이 자신이 이에 대해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갈릴레이 상대론에 의하면 관측자의 상태에 관계없이 속도를 제외한 모든 물리량은 같은 값으로 측정되어야 하고 이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물리법칙도 같아야 한다. 그러나 빛의 속도가 모든 관측자에게 같게 관측된다는 것은 이러한 갈릴레이의 상대론이 옳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200년 동안 가장 완전한 물리법칙으로 생각해 온 뉴턴역학이 틀렸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다.

 

물리학자 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러나 어떤 제안도 모든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었다. 그들의 제안은 대부분 기존의 물리체계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특허 사무소에서 물리학계와는 거의 아무런 관계를 갖지 않은 채 생활하고 있던 아인슈타인은 기존의 물리체계에 얽매일 필요가 없었다. 1905년 그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안을 했다.

 

 

그는 정지해 있는 상태나 같은 속도로 운동하는 관측자에게 같은 물리법칙이 성립되어야 한다는 상대성 원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빛의 속도는 누구에게나 항상 같은 값으로 측정된다는 광속 불변의 원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사실이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관성계에서 측정한 물리량이 달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리고는 정지한 상태에 있는 관측자가 측정한 물리량을 일정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 관측자가 측정한 물리량으로 환산하는 환산식을 제안했다. 이 식이 바로 로렌츠 변환식이다.

 

아래에 나타낸 로렌츠 변환식은 정지해 있는 관측자가 측정한 물리량을 v의 속도로 x방향으로 달리는 관측자가 측정한 양으로 환산하는 식이다.


 

 

그러니까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한 마디로 말해 모든 관성계에서 같은 물리법칙이 성립하고 빛의 속도가 일정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운동 상태에 있는 관측자가 측정한 물리량이 달라야 한다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성 원리와 빛의 속도를 위해 물리량을 희생시킨 이론인 것이다. 빛의 속도와 물리량 모두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아인슈타인은 과감하게 빛의 속도를 선택했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특수상대성이론은 참 간단한 이론 같아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두 다른 상태에 있는 관측자에게 같은 물리법칙이 성립하고 빛의 속도가 일정하도록 하기 위해 물리량을 변화시키다 보면 우리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물리량도 변해야 한다. 관측자의 상태에 따라 길이가 다르게 측정된다는 것은 그래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시간과 질량마저 다른 값으로 측정되어야 한다는 데 이르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마저 바꾸지 않으면 상대성이론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시간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는 관계없이 일정하게 흐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주가 생겨나고 진화하고, 생명체가 나타나는 사건들이 일어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시간마저도 관측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양이 되어 버린 것이다.

 

 


다른 상태에 있는 두 관측자에게 똑같이 운동량 보존 법칙이 성립하려면 질량도 관측자의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양이어야 한다. 속도가 빨라져서 빛의 속도에 다가가면 질량은 엄청나게 커진다. 정지해 있는 물체에 에너지를 가해 속도를 높이면 물체의 운동에너지가 증가한다. 뉴턴역학에서는 질량은 일정한 채 속도가 증가하여 운동에너지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속도가 빨라지면 질량이 증가해야 한다. 따라서 물체에 가해준 에너지의 일부는 속도를 빠르게 하는데 사용되지만 일부는 질량을 증가시키는데 사용된다. 다시 말해 에너지가 질량으로 변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질량과 에너지 사이의 이런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E=mc2이라는 식이다. 

 

 

상식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런 내용 때문에 상대성 이론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현재 특수상대성이론은 여러 가지 장치를 설계하거나 실험을 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론이 되었다. 특히 빛의 속도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운동하는 입자들을 다루는 입자 가속기의 설계와 제작에는 특수상대성이론을 적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1905년에 발표된 특수상대성이론은 기존의 역학 체계를 뒤흔드는 혁명적인 이론이었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새롭게 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등속도로 운동하는 관성계에만 적용되는 특수상대성이론을 완성시킨 아인슈타인은 곧 가속도를 가진 계에도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여행을 시작했다.

 

 

 

관련글 :  원자와 원자핵

 

 

 

 출처: http://navercast.naver.com/science/physics/256

초대칭

세계 피겨스케이팅을 주름잡고 있는 국민요정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점프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저렇게 높이 점프하면서 어쩜 그렇게 순식간에 세 바퀴나 돌고 사뿐히 착지할 수 있을까? 물리 이론적으로 보자면 피겨 선수의 점프 회전이 불가사의한 현상은 결코 아니다. 회전하는 물체는 각운동량(angular momentum)이라는 물리량을 갖는다. 어떤 물체가 회전할 때의 각운동량은 그 물체의 질량과 선속도와 회전반경의 곱으로 주어진다. 지구나 인체처럼 수많은 입자들이 모인 물체가 회전할 때는 그 모든 입자들의 효과를 죄다 더해야 한다. 외부에서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회전하는 물체의 각운동량은 보존된다. 이것을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한다.

 

 

각운동량은 기본적으로 질량과 선속도와 회전반경의 곱이니까, 각운동량이 보존되기 위해서는 예컨대 회전반경이 짧아지면 선속도가 높아져야만 한다. 지구가 태양을 공전할 때도 지구의 각운동량은 보존된다. 그래서 태양에 근접할 때는 (북반구의 겨울) 공전속도가 빨라지고 멀어질 때는 (북반구의 여름) 속도가 느려진다. 이것이 케플러의 행성운동에 관한 제2법칙으로서 면적속도 일정의 법칙이라고 불린다.

 

김연아 선수가 3회전 점프를 할 때도 김연아 선수의 각운동량은 보존된다. 도약을 하면서 자기 몸에 회전을 걸 때 자신의 팔을 몸에 바짝 붙이면 회전반경이 짧아지는 효과가 생기므로 몸 전체의 회전 선속도는 높아진다. 그 결과 순식간에 3회전을 돌게 된다. 반대로 착지할 때는 팔을 쭉 뻗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야만 몸의 회전 선속도가 그만큼 느려져서 착지한 다음 균형을 잡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론적으로 설명하기야 이렇게 쉽지만 그 상황을 실제 빙판에서 재현하기란 무척 어렵다. 김연아 선수는 이론적으로 가능한 상황을 실제로 거의 완벽하게 보여주니까 ‘예술적’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양자역학이 지배하는 미시세계에서는 거시세계에서 상상하기 힘든 현상들이 많이 생긴다. 양자역학에 의하면 물질의 기본단위를 이루는 소립자들은 스핀(spin) 이라는 물리량을 가진다. 스핀은 각운동량의 일종이다. 스핀은 스스로 돈다는 의미가 있지만 소립자들은 크기나 부피가 없는 점입자(point particle)로 간주되기 때문에 실제 소립자가 회전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 스핀은 질량이나 전기 전하량처럼 소립자가 내재적으로 고유하게 간직하고 있는 회전효과이다. 양 자역학에서는 물리량들이 덩어리져서 불연속적으로 존재한다. 각운동량도 예외가 아니어서 소립자들이 가질 수 있는 스핀값은 0, 1, 2, 같은 정수값이거나 1/2, 3/2, 등과 같은 반(半)정수값 두 가지 뿐이다. 전자의 스핀값을 가지는 소립자를 보존(boson)이라 하고 후자의 스핀값을 가지는 소립자를 페르미온(fermion)이라고 한다.

 

 


보존은 여러 개의 입자가 같은 물리적 상태에 있을 수 있다. (보즈-아인슈타인 응축) 반면에 페르미온은 같은 상태에 둘 이상의 입자가 있을 수 없다. (배타원리) 여러 개의 페르미온이 있으면 각 페르미온은 각기 서로 다른 상태를 차곡차곡 채워 나간다. 이 때문에 페르미온은 물질을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전 자나 양성자는 모두 페르미온으로서 이들의 스핀값은 1/2이다. 반면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은 모두 보존으로서 빛(광자)이 대표적인 예다. ‘신의 입자’로 불리며 소립자들에게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 입자는 스핀이 0인 보존이다. 자연계의 모든 소립자는 보존 아니면 페르미온이다. 이는 마치 자연에 남자와 여자 두 종류의 성이 있는 것과도 같다. 남녀의 성을 구분하는 것은 성염색체로서 남자는 XY, 여자는 XX의 성염색체를 가진다. 굳이 말하자면 남자는 혼자서 독립하기를 좋아하니까 페르미온, 여자는 상대적으로 서로 붙어 다니길 좋아하니까 보존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초대칭성(supersymmetry) 이란 보존과 페르미온 사이의 대칭성이다. 만약 자연계에 초대칭성이 있다면 모든 보존은 각각 자신의 초짝(super partner)으로서 페르미온을 하나씩 동반한다. 마찬가지로 모든 페르미온도 각각의 초짝으로서 보존을 하나씩 가진다. 말하자면, 이 세상 모든 남자와 여자가 각기 자신의 짝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초대칭성은 1971년 구 소련의 골판드(Y. Golfand)와 리크트만(E. P. Likhtman)이 수학적으로 처음 도입하였다. 같은 해에 라몽(P. Ramond)과 느뵈(Neveu) 및 슈바르츠(Schwarz)도 독립적으로 초대칭성을 도입하였다. 라몽과 느뵈와 슈바르츠는 당시 끈이론(string theory)을 연구하다가 초대칭성을 발견하였다. 초대칭성이 있는 끈이론을 초끈(superstring)이론이라고 한다.

 

남 자만 있는 군대는 삭막하다. 여자만 있는 여대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남자가 있으면 여자가 있어야 하고, 여자가 있으면 남자가 있어야 하는 게 자연의 정한 이치다. 남녀가 골고루 섞여 있어야 생기가 돌고 활력이 넘친다. 남녀가 제각각 자기 짝을 찾아 조화롭게 살고 있으면 우리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소 립자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초대칭성은 미학적으로 무척 아름답다. 보존이 있으면 페르미온이 있어야 하고, 페르미온이 있으면 보존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어떤 입자의 존재에 대한 필연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예컨대 표준모형에서는 힉스 보존처럼 스핀이 0인 입자가 꼭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이론 내적으로 찾기가 어렵다. 왜 스핀이 0인 입자가 자연에 있어야만 할까? 초대칭성은 이 문제를 아주 쉽게 해결한다. 스핀이 1/2인 페르미온이 있으면 그 초대칭짝은 스핀이 0인 입자이기 때문이다.

 

 

초대칭성은 표준모형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난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 초대칭성이 각광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표준모형의 힉스 입자 질량에 대한 미세조정의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했기 때문이다. 표준모형의 미세조정의 문제는 지난 글에 서도 설명한 적이 있다. 요지만 설명 하면 이렇다. 힉스 입자는 애초에 천문학적인 질량을 가지고 있는데, 입자가 순간적으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일들이 반복될 때 발생하는 효과가 그 질량을 상쇄하여 양성자의 수백 배의 질량으로 관측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상쇄되어 나타나는 효과의 정밀도는 1/1032이다. 이 미세조정의 문제는 많은 과학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에 초대칭성이 있으면 이렇게 어색한 미세조정이 전혀 필요 없다. 표준 모형에서 힉스입자의 원래 질량이 천문학적으로 커야 되는 이유는 주로 톱쿼크와 힉스와의 반응 때문이다. 그런데, 초대칭성이 있다면 톱쿼크에도 그 초짝인 스톱(stop, scalar top의 약자)입자라는 것이 있게 된다. 그 스톱입자가 존재하면 스톱입자와 힉스와의 반응이 톱쿼크와 힉스입자와의 반응에 의한 영향을 상쇄시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힉스 입자의 질량이 원래 천문학적으로 큰 데, 입자들과의 반응을 통해 절묘하게 조정된다는 믿기 힘든 설명은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초대칭성은 암흑물질(dark matter) 문제에도 제격이다. 암흑물질은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정체는 오리무중이다. 표준모형의 패러다임에서는 암흑물질의 후보가 전혀 없다. 그러나 표준모형에 대해 초대칭적인 입자, 즉 초입자(super particle)가 있다면 그 가운데 가장 가벼운 입자가 암흑물질일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은 초입자들 중에서 초중성소자(neutralino)를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실험적으로 우리는 아직까지 초입자를 본 적이 없다. 자연의 초대칭성이 정확하다면 서로 초짝을 이루는 보존과 페르미온의 모든 물리적인 성질(스핀만 제외하고)이 똑같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예컨대 전자의 초짝은 전자와 질량이 같기 때문에 여태 발견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신은 우주를 창조할 때 초대칭성을 허락하지 않은 것일까? 과학자들 은 자연에 초대칭성이 있더라도 그것이 적절하게 깨져 있으면 초입자들의 질량이 충분히 커서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소립자의 질량이 크면 클수록 발견하기 어렵다. 질량이 큰 입자는 생성되는데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힉스 보존의 질량을 자연스럽게 안정시키려면 초입자들의 질량은 대략 양성자 질량의 약 1천 배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면 유럽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가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에너지다. 과학자들의 예상이 맞다면 1년에 대략 수만 개의 초입자가 LHC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여태 숨겨져 있던 자연의 또 다른 반쪽을 인류가 마침내 들춰볼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출처: http://navercast.naver.com/science/physics/277



세상은 몇 차원인가?

달걀을 깨지 않고 노른자만 꺼낼 수 있을까? 글쎄, 세기의 마술사라는 데이비드 카퍼필드라 면 혹시 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우리가 4차원 공간에 살고 있다면 이 마술 같은 일을 손쉽게 해치울 수 있다. 인간은 3차원 공간에 사는 생물이라서 4차원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직접 느낄 수는 없다. 다만 2차원과 3차원 사이의 관계로부터 더 높은 차원을 유추해 볼 수는 있다.

 

 


종이에 원을 하나 그려놓고 그 안에 동전을 놓는다. 2차원 평면인 종이 위에서 동전을 움직여 원 밖으로 빼내려면 동전은 반드시 원주를 통과해야만 한다. 그러니까 2차원에서는 동전이 원주를 건드리지 않고 원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그러나 동전을 3차원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면 얼마든지 원주를 건드리지 않고서 동전을 빼낼 수 있다. 만약 2차원적인 생명체가 있어서 종이 위에서만 살고 있다면 이 생명체의 눈에는 동전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엉뚱한 곳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2차원 평면을 3차원 공간으로, 종이 위의 원을 달걀로, 그리고 동전을 노른자로 대체하면 4차원의 공간이 어떻게 달걀을 깨지 않고 노른자를 꺼낼 수 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4차원 공간을 느끼면서 넘나들 수 있는 생명체가 있다면 그는 노른자를 4차원 방향으로 움직임으로써 달걀을 깨지 않고 노른자를 꺼낼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3차원보다 더 높은 차원일수도 있다는 생각은 꽤나 오래 되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을 하나의 좌표로 통일하여 시공간 4차원을 주창했는데, 여기서는 공간이 여전히 3차원에 머물러 있다. 아인슈타인과 동시대에 살았던 칼루자(Theodor Kaluza)와 클라인(Oskar Klein)은 시공간이 5차원일 가능성을 제시했었다. 칼루자-클라인 이론에서는 공간이 3차원이 아니라 4차원이다. 이렇듯 3차원에 부가적으로 덧붙여진 차원을 덧차원(extra dimension, 부가차원, 초차원, 여분차원)이라고 한다. 칼루자와 클라인이 덧차원을 생각한 이유는 적어도 달걀노른자를 빼내는 것보다는 좀 더 고상했다. 그들은 중력과 전자기력을 5차원 이론으로 통합하려고 했었다. 대략 1919년에서 1926년 사이의 일이다.

 

 

덧차원에 관한 고민이 새로워진 것은 초끈이론 때문이었다. 초끈이론은 그 이론이 자체적으로 모순이 없으려면 시공간이 10차원이어야 함을 예견한다. 우리는 4차원 시공간에 살고 있으니까 덧차원이 6차원이나 되는 셈이다. 덧차원이 이렇게 버젓이 존재한다면 우리가 어떻게든 알아차릴 수 있지 않을까?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전깃줄을 예로 들어 보자. 아주 멀리서 보면 전깃줄은 기다란 1차원의 곡선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살펴보면 1차원인 줄 알았던 전깃줄이 일정한 굵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굵기는 전깃줄의 길이 방향과는 수직을 이루면서 새로운 차원을 하나 형성하고 있다. 멀리서는 보이지 않던 전깃줄의 차원이 가까이에서야 보이기 시작한다. 더 자세히 보면 전깃줄의 다른 차원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도 이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초끈이론이 맞다면 원래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은 10차원(1차원의 시간과 9차원의 공간)이다. 그러나 6차원이 매우 좁은 영역에 말려들어 있다면 우리는 4차원의 시공간만 감지할 수 있다. 이는 마치 멀리서는 1차원의 전깃줄만 보이는 것과도 같다. 6차원의 덧차원을 보려면, 마치 전깃줄에 가까이 다가가듯이, 공간 자체를 들여다보는 해상도를 높여야 한다. 높은 해상도는 매우 높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현존하는 입자가속기들로는 어림도 없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또 다른 이유로 덧차원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혀 온 문제 중에 위계의 문제(hierarchy problem)라는 것이 있다. 물리학자들은 어찌 보면 참 쓸데없는 일에 많이 고민한다. 위계의 문제도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그런 문제들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자연계에는 네 가지의 힘이 알려져 있다. 중력, 전자기력, 약한 핵력, 그리고 강한 핵력이 그 넷이다. 중력과 전자기력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친숙한 힘들이다. 약한 핵력은 핵붕괴와 관련된 힘이고 강한 핵력은 핵자들을 원자핵으로 강하게 묶어 두는 힘이다.

 

중력을 제외한 나머지 세 힘들은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Standard Model)으로 구축되어 있는데 대략 양성자 질량의 약 1천배 정도 되는 에너지까지 잘 들어맞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에너지에서는 중력의 효과가 극히 미미하다. 중력의 효과가 나머지 세 힘과 비등해지려면 그 에너지가 양성자 질량의 약 10,000,000,000,000,000,000배에 이르러야 한다. 이 에너지를 플랑크(Planck) 에너지라 고 부른다. 중력과 표준모형 사이에 왜 이런 거대한 에너지 갭이 존재할까 하는 것이 바로 위계의 문제이다. 지난 글들에서 소개했던 힉스 질량의 안정화를 위한 미세조정의 문제는 위계 문제를 조금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서 근본적으로 위계 문제에 다름 아니다. 이 위계의 문제는 수십 년 동안 물리학자들을 괴롭혀 왔으며 현재 학계가 처한 가장 시급하고도 긴박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 중의 하나이다. 반면에 그런 만큼 이 문제는 새로운 물리학의 장을 열어젖히는 데에 큰 공헌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초대칭성이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도 초대칭성이 이 문제를 나름대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1998년 미국의 알카니-하메드(N. Arkani-Hamed)와 디모포울로스(Savas Dimopoulos), 드발리(G.R. Dvali)는 덧차원이 위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들 이름의 머리글자를 따서 ADD모형으로 알려진 이론은 4차원 시공간에 덧차원이 달랑 붙어있는, 매우 단순한 구조이다. 이 모형에서는 덧차원의 공간 자체가 에너지의 상당부분을 흡수해 버림으로써 플랑크 에너지를 양성자 질량의 천배 정도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그 이듬해 미국의 리사 랜들(Lisa Randall)과 라만 선드럼(Raman Sundrum)은 1차원의 덧차원으로 위계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했다. RS모형으로 알려진 이 이론에서는 ADD에서와는 달리 덧차원인 제5공간이 심하게 굽어 있다. 그 굽은 정도가 5차원 공간을 따라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되어 있어서, 제5공간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두 점에서의 물리량이 매우 다른 값을 가질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높은 에너지의 세계와 낮은 에너지의 세계가 굽은 제5공간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리사 랜들은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여성 물리학자로서 그의 저서 <숨겨진 우주>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덧차원 모형은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표준모형을 대체할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 가을 다시 가동될 유럽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 에서 덧차원의 신호를 잡아낼 수 있을지도 큰 관심거리 중의 하나다. 덧차원이 있다면 자연의 근본상수인 플랑크 에너지가 그렇게 천문학적으로 클 필요가 없다. 그러나 천문학적으로 큰 숫자가 불편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요긴할 때도 있다. 어떤 현상들은 플랑크 에너지만큼 높은 에너지를 얻어야만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마치 아주 무거운 바위로 두더지 구멍을 막아 둔 것과도 같다. 두더지가 바깥세상으로 나오려면 큰 에너지를 발휘하여 자기 집 입구를 짓누르고 있는 커다란 바위를 들어 올려야만 한다. 만약 덧차원이 있어 실제 플랑크 에너지가 그리 크지 않다면 비교적 낮은 에너지에서도 이런 현상들이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높은 에너지에서만 일어나는 일들 중에는 낮은 에너지에서 일어났을 때 흥미로운 경우도 있지만 재앙(이론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을 몰고 오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블랙홀도 그런 경우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 TOPIC/corbis


출처: http://navercast.naver.com/science/physics/325